기관에서 수업을 하는 첫날이다. 마음껏 꿈에 부풀어서 갔다.
조금 일찍 샌드위치를 입에 물고 도착했는데, 맡기로 한 고2학생이 오늘 못온다고 한다.
중학교 2학년 학생의 시험준비를 대신 맡아주실 수 있냐고 하시길래 흔쾌히 받아들였다.

얌전하고 모범적이었던 과외생 ㅁㅇ이와 깝죽깝죽대던 초딩 과외생 ㅁㄱ이를 제외하고는 여학생들만 맡아왔던 차였다.
남자아이들은 참 활동적이다;;;
오늘 만난 중학교 2학년의 ㄱㅇ이는 원피스를 너무나 좋아했다. 만화책을 압수하고서야 수업이 가능했다.

이 곳 기관의 안좋은 점은 내가 수업하게 될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점에 있다.
학생이 원하는 과목, 학년을 가리지 않고 가르쳐야한다.
아마도 만능이기를 바라는 것이 아닌가 싶다
또는 완벽을 기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.

어쨌든 난 중학교 2학년 수학과 역사를 가르쳤다.
고려말기에서 조선 초기에 이르는 국사 프린트 빈칸을 채워주고 기억을 더듬어 주관식으로 낼만한 것을 골라서
내가 물어보고 맞추는 식으로 외우게 했다.

아이들은 소란스럽고 까불지만 서글서글하고 착한 것 같다.
가끔 그 까불거리는 말에서 마음에 스크래치가 좀 나지만, 마음을 대범히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.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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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노마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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